왜 못 사는 동네엔 담배 피는 사람이 더 많을까?
솔직히 말하자. 못 사는 동네에 가면 담배 피우는 사람 정말 많다.
버스 정류장, 골목길, 아파트 놀이터 옆 벤치, 편의점 앞…
눈에 띄는 곳마다 누군가 담배를 피우고 있다.
청소년도 예외가 아니다.
담배 냄새가 일상이 된 그 공간에서는 금연이란 말 자체가 사치처럼 느껴진다.
물론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건 누구나 안다.
폐암, 심장병, 조기사망, 주변 사람 건강까지…
안 좋은 점을 몰라서 피우는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그들은 여전히 담배를 손에서 놓지 못할까?
"왜 저렇게 자기 건강을 망치면서까지 담배를 피우지?"
"없는 돈에 담배 살 돈은 있네?"
솔직히 그런 생각, 한 번쯤 해봤을 거다.
그런데 그 생각이 전부는 아니다.
알고 보면 담배 회사의 철저한 전략
못 사는 동네에 담배 피는 사람이 많은 건 단순한 개인의 '의지 부족' 때문이 아니다.
그 배경엔 수십 년간 치밀하게 이어진 담배 회사의 ‘타깃 마케팅’이 있다.
저소득층 지역에는 담배 가게가 유독 많다.
미국 기준으로 담배 판매점은 맥도날드보다 27배, 스타벅스보다 28배나 많다.
주로 가난한 동네에 몰려 있고, 학교 근처에도 많다. 아이 때부터 담배에 노출되며 자라는 것이다.
또한 가난한 사람들은 학습 능력이 부족하고
건강관련 정보를 잘 습득하지 않는다.
건강 관련 책도 잘 읽지 않기에
담배가 해롭다고 막연히는 알아도
매일 별 생각없이 담배를 피게 된다.
또한 담배 회사는 담배를 싸게 유지하기 위해 총력을 다한다.
할인 쿠폰, 프로모션, 세금 인상 반대 운동까지...
흡연율을 낮추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가격 인상’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그걸 막기 위해 수십억 원을 쏟아붓는다.
게다가 담배는 점점 더 중독되기 쉽게 만들어지고 있다.
예전보다 니코틴 함량이 더 높고, 끊기 더 어렵게 설계된 제품들.
담배 회사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싸고, 중독성 강한 제품을 ‘잘 보이는 곳’에 늘어놓는다.
또 전자 담배, 베이핑은 해롭지 않다는 거짓말을 해서
안심하고 담배를 더 피게 한다.
결국, 담배는 스트레스와 맞바꾼 ‘숨구멍’
가난은 단순히 돈이 없는 상태가 아니다.
불안정한 일자리, 차별, 교육의 부재, 주거 불안, 사회적 낙인까지 — 하루하루가 팍팍한 삶이다.
그런 상황에서 담배는 그나마 쉽게 꺼내 쥘 수 있는 탈출구다.
하지만 본인의 건강을 해롭게 하고
담배 연기를 들이 마시는 가까운 가족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어리석은 행동이다.
매우 단기적인 시야를 가진 셈이다.
비난보다 변화가 필요하다
물론 담배를 피우는 개인만 탓해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싸고 쉽게 구할 수 있는 담배,
널려 있는 편의점,
담배에 관대한 문화,
금연할 여유조차 주어지지 않는 삶의 환경…
이 모든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흡연율은 계속해서 가난한 동네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