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세포 - 갔던 장소와 갔던 길을 기억하는 세포가 두뇌에 있다
장소 세포(place cells)는 해마(hippocampus)에서 발견된 특별한 유형의 뉴런으로, 특정한 공간에 도달하거나 특정 장소에 있을 때 활성화되는 세포들이다.
장소세포란? 갔던 장소와 갔던 길을 기억하는 세포
우리가 길을 찾아갈 수 있는 건 따로 이를 기억하는 곳이 두뇌에 있기 때문이다. 참 신기하지 않은가? 두뇌는 참 효율적이다.
장소 세포는 우리가 물리적 환경에서 자신의 위치를 인식하고 이를 기반으로 이동할 수 있게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세포들은 두뇌의 공간 정보 처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우리가 길을 찾고 주위 환경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장소 세포는 우리가 특정한 장소에 도달했을 때 특정 패턴으로 활성화되며, 이를 통해 두뇌는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를 '지도화'한다.
이 과정은 우리가 익숙한 장소를 기억하고, 새로운 장소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한 번 가본 적 있는 카페나 학교 같은 장소를 다시 방문할 때, 장소 세포는 그 위치에 대한 정보를 활성화하여 쉽게 길을 찾도록 돕는다.
이러한 기능 덕분에 우리는 물리적 세계에서의 위치를 효율적으로 파악하고, 방향을 설정할 수 있다.
장소 세포는 환경의 변화에도 적응할 수 있다. 새로운 장소나 낯선 공간에 있을 때도, 해마에 있는 장소 세포들은 새로운 환경에 대한 공간 지도를 빠르게 형성한다.
이로 인해 우리는 새롭게 가는 장소에서도 처음에는 낯설지만 점점 익숙해지며, 그 공간의 구조를 이해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장소 세포는 새로운 정보에 적응하며 유연하게 반응하는 특성을 보인다.
장소 세포는 특히 동물 실험을 통해 많이 연구되었는데, 실험용 쥐가 미로를 탐험할 때 해마에서 특정 장소 세포들이 활성화되는 것이 관찰되었다. 장소 세포는 쥐뿐만 아니라, 원숭이, 박쥐, 토끼, 사람 등에서도 발견되었다.
이를 통해 과학자들은 해마가 공간 기억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사람의 경우도 유사하게, 우리가 새로운 장소를 탐색하거나 복잡한 길을 찾을 때 해마의 장소 세포들이 활발하게 작용하여 우리의 위치와 경로를 파악하게 한다.
또한, 장소 세포는 그리드 세포(grid cells)와도 협력한다.
그리드 세포는 두정엽이 아닌 내후각 피질(entorhinal cortex)에 위치한 뉴런으로, 우리가 공간 내에서 이동할 때 일종의 좌표망 역할을 한다.
지도 위에 가로 세로로 좌표값이 있듯이, 우리 두뇌에서도 특정 장소를 좌표로 기억한다는 것이다.
그리드 세포는 우리가 이동하는 공간을 그물망 형태로 코딩하여, 장소 세포와 함께 공간적 인식을 정교하게 만든다.
그리드 세포는 공간을 균일하게 분할하여,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얼마나 이동했는지를 지속적으로 추적한다.
이러한 그리드 세포의 기능 덕분에 우리는 방향 감각을 유지하고, 특정 위치에서의 상대적 거리를 파악할 수 있다.
사람과 다른 동물의 차이
사람과 다른 동물의 그리드 세포의 차이 사람의 그리드 세포와 다른 동물의 그리드 세포 사이에는 몇 가지 차이가 있다.
쥐와 같은 동물에서는 그리드 세포가 아주 정밀하게 작동하며, 이들이 좁은 미로를 탐색할 때 매우 높은 정확도로 공간을 기록한다.
반면, 사람의 그리드 세포는 더 복잡한 환경에서 작동하며, 특히 사회적 단서나 복잡한 시각적 정보와 같은 고차원적 요소들을 함께 처리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사람의 그리드 세포는 단순히 물리적 공간의 이동뿐만 아니라, 추상적인 공간의 이동—즉, 정보나 아이디어의 연결을 탐색하는 데도 관여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인간의 공간 인식이 물리적 환경을 넘어 심리적, 사회적 공간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하늘을 나는 박쥐의 경우 장소 세포가 3차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땅에 있는 동물들은 장소 세포가 2차원인것과는 달랐다.
또한, 인간은 더 많은 감각 정보를 활용하여 공간을 인식한다.
예를 들어 시각, 청각, 촉각 등의 다양한 감각 정보를 통합하여 그리드 세포가 작동하는 반면, 쥐와 같은 동물은 주로 후각과 같은 특정 감각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인간의 그리드 세포는 훨씬 더 복합적이고 다차원적인 공간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장소 세포와 그리드 세포의 협력 덕분에 우리는 단순히 위치를 기억하는 것을 넘어, 공간 내에서의 움직임과 경로 계획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네트워크는 우리가 현실 세계에서 길을 찾는 능력을 극대화해준다.
해마는 유산소 운동을 하면 커진다
흥미로운 점은 유산소 운동이 장소 세포와 해마의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이다. 예를 들어, 야외에서 유산소 운동을 20분 이상 하면 해마의 크기가 커지고, 이로 인해 장소 세포의 활동이 더욱 활발해진다.
추측건데 야외에서 유산소 운동을 하면 다양한 장소에 대한 기억을 해야한다. 이는 장소 세포가 커지고 해마도 커지게 되는 원인으로 추정된다.
이는 우리가 새로운 장소를 더 잘 기억하고, 공간적 인식을 더 정확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운동 선수나 특정 직업군에서 해마의 장소 세포가 특히 더 발달해 있는 경우가 많아, 이들은 길을 찾는 능력이 일반인보다 뛰어날 수 있다. 런던의 택시 운전사가 대표적이다.
런던의 복잡한 도로망을 기억하고 운전하는 택시 운전사들의 해마가 일반인보다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는 택시 운전사들이 매일 복잡한 런던의 거리를 기억하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장소 세포가 활발히 작용하며, 그 결과 해마의 크기도 증가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즉, 장소 세포가 공간적 기억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사용함에 따라 해마의 크기 또한 발달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은퇴한 런던의 택시 운전사들은 해마의 크기가 줄어들었다고 하니 지속적으로 두뇌를 활용하는게 정말 중요하단걸 알 수 있다. 신경 가소성은 어디에나 존재하나 보다.
결론
결론적으로, 장소 세포는 우리가 공간을 이해하고 이동하는 데 필수적인 두뇌의 구성 요소로이다. 그리드 세포와 장소 세포는 같이 협업해서 사람이 정확한 장소를 찾을 수 있게 하고, 갔던 길을 다시 기억할 수 있게 한다.
우리 두뇌와 신경은 오래전부터 잘 쓰일 수 있게 여러모로 최적화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