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일까? 아니면 통계일까?
솔직히 말해보자.
우리 주변을 보면 술을 끼고 사는 사람들은
유독 삶이 팍팍한 사람들이 많다.
낮에도 소주병 들고 앉아 있는 어르신,
퇴근하자마자 편의점에서 맥주와 소주를 사 들고 집으로 향하는 가장,
알바 끝나고 밤새 술 마시며 욕하는 청년들.
이상하게도 돈 없고, 배운 것 없고, 삶이 고단한 사람들이 술을 더 많이 마신다.
뉴스를 봐도 그렇고, 골목길을 걸어도 그렇고, 지하철 풍경을 봐도 그렇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속으로 이런 말을 삼킨다.
“아무리 힘들어도 술 마시는 건 자기 책임 아닌가?”
“가난한 주제에 술 마실 돈은 있네.”
“그러니까 못 사는 거지.”
정말 그럴까?
그들이 단지 무식해서, 의지가 약해서 술을 마시는 걸까?
교육수준 낮고 가난한 사람일수록 왜 음주율이 높을까?
통계는 냉정하다. 세계적으로 봤을 때,
교육 수준이 낮고 소득이 낮을수록 음주량은 늘어난다.
단순히 '더 많이 마신다'는 차원을 넘어, '더 자주', '더 위험하게', '더 조절하지 못하게' 마시는 경향이 강하다.
그 배경엔 여러 요인이 있다.
1.스트레스 해소 수단의 부족
심리상담? 운동? 여행? 명상?
그런 건 배운 사람들 얘기다.
삶에 여유가 없는 사람에게 스트레스를 풀 방법은 많지 않다.
당장 퇴근하고 돌아와 지친 몸을 던질 수 있는 게 술밖에 없을 때가 많다.
2.사회적 규범의 차이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술을 ‘절제하며 즐기는 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다.
반면, 저소득층은 술을 ‘풀어버리는 도구’로 인식하고 배운다.
친구와 싸워도, 일에서 잘려도, 부부싸움을 해도, 결국 술이 마지막에 등장한다.
그리고 주변 친구도 다 건강을 신경 안 쓰고
술과 담배를 즐겨 하는 경우가 많다.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서라도 술을 마시게 된다.
3.주변 환경의 영향
가난한 동네에는 술집, 편의점, 포장마차가 유난히 많다.
광고도 많다.
술을 끊겠다는 의지를 지켜내기엔
환경 자체가 너무 유혹적이다.
반면 잘사는 동네는 공원, 헬스장, 북카페가 많다.
또 웬만한 구역에서는 담배도 못 피게 한다.
애초에 유혹의 밀도가 다르다.
결국, 술은 그들에게 '버팀목'이었다
가난은 단지 돈이 없는 게 아니다.
선택지가 없다는 뜻이다.
살면서 도망갈 구석이 없고,
자신을 지탱해줄 언어나 방법을 배우지 못했을 때,
사람은 가장 간단하고 가장 빠르게 위안을 줄 수 있는 걸 찾는다.
그게 바로 술이다.
진정한 위로는 되지 않지만
취한 그 순간은 잊을 수 있다.
이들에게 술은 마취제와 같은 것이다.
누군가는 회사에서 힘들 때 심리상담을 받고,
책을 읽으며 위로받는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말 대신 소주를 들고 혼자 앉는다.
왜냐면 그들에겐 ‘말할 언어’도,
‘듣는 사람’도,
‘기다려주는 시간’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욕해야 할 대상은 ‘그 사람들’이 아닐지도
가난한 사람들이 술을 많이 마신다고 손가락질하기는 쉽다.
“그렇게 마시니 더 가난해지는 거야.”
“의지가 없으니 그렇지.”
하지만 이건 단순한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수십 년간 누적된 환경, 술에 관대한 문화,
배움의 기회 부족, 안전망의 부재, 사회의 방치가 만든 결과다.
그들을 무조건 이해하자는 건 아니다.
술로 인해 상처받는 가족도 있고,
사회적으로 해를 끼치는 일도 많다.
또 일부는 의지로 술을 끊는다.
하지만 문제의 ‘원인’을 모른 채 ‘결과’만 비난한다면,
우리는 계속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게 될 것이다.
술을 끊기 전에, 삶을 먼저 회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필요한 건,
“왜 술을 마셨는가?”를 묻는 것이다.
그 사람의 말 못 할 이야기, 감당하지 못한 슬픔, 견디기 힘든 현실 속에서
술 한 잔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도 살아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래야 술아닌 긍정적인 스트레스 해소법을 알게 된다.
그럴 때 비로소, 그들은 술잔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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