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농사 이론은 매우 독특한 관점을 가진 이론이다. 벼 농사를 지은 사람들은 좀 더 집단주의적으로 생각을 하고, 밀 농사를 지은 사람들은 좀 더 개인적으로 생각한다는 이론이다. 실제 남중국의 경우는 벼농사를 짓고, 북중국의 경우는 밀농사를 짓는데 이들의 성향을 테스트 해봄으로서 이론을 확인하였다.
동서양의 사고 방식의 차이를 농사라는 것을 통해서 이해하려 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흥미로운 이론이다.
토끼, 개, 당근의 그림이 있을때 2개를 어떻게 묶을지 생각해보자.
생각해 보았는가. 그럼 결과를 보자.
벼 농사를 짓는 곳에 살았던 사람의 후손은 토끼와 당근을 묶는다. 왜냐면 토끼가 당근을 먹기 때문이다. 반면 밀 농사를 짓는 곳에 살았던 사람의 후손은 토끼와 개를 묶는다. 토끼와 개는 동물로 같은 부류에 속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실험도 있었다.
친구나 가족 등 가까운 관계와 모르는 사람이 잘못을 저질렀을때 어떻게 하겠냐고 묻자, 벼 농사의 후인들은 친구와 가족을 75% 가량 덜 처벌하겠다고 했고, 밀 농사의 후인들은 60%가 덜 처벌하겠다고 했다. 또 똑같이 일을 하고 나누는 것을 실험했는데 벼 농사의 후인들은 친구, 가족에게 더 많은 돈을 주겠다고 했고, 밀 농사의 후인들은 모르는 사람에게도 공평하게 나누겠다고 했다.
벼 농사를 짓게 되면 내 집단, 가까운 관계, 내 사람을 더 챙기는 집단 주의 문화로 변하고
밀 농사를 짓게 되면 내 자신, 나의 고유 특성, 모르는 사람도 똑같다는 개인 주의 문화로 가게 되는 경향이 생기는 것이다.
이런 차이는 벼 농사와 밀 농사의 난이도 차이에서 온다고 설명한다. 벼 농사는 혼자서 지을수가 없으며 집단이 함꼐 지어야 하고, 연간 3000시간 정도의 시간을 투자해야한다. 밀 농사는 혼자서나 작은 가족이서 지을 수 있으며 연간 1000-1500시간만 있으면 된다.
어떤 농사를 지었느냐가 문화적으로, 생각하는 방식에도 남아있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성향이 영원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밀 농사를 지었던 사람들이 벼 농사를 짓게 되자 집단주의적으로 바뀌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연구에선 높은 교육을 받았을수록 집단주의적 사고가 없어지고, 나이가 많고 농사를 오래 지었을수록 집단주의적 사고가 강하다고 말한다.
또 벼농사를 짓다가 멈추어도 당장 집단주의 사고가 사라지지 않는다고 한다. 이는 벼농사를 한번도 지어 보지 않은 20대 중국 청년들이 집단주의적 사고를 가지고 있는 이유를 잘 설명해 준다.
벼농사의 후인들은 '사회적 비교' (social comparison)를 더 많이 한다. 같은 집단에 있는 이들이 얼마나 더 가졌는가 혹은 못 가졌는가, 나보다 나은가 못났나를 비교하는게 바로 사회적 비교이다. 밀농사의 후인들은 '사회적 비교'를 덜했고 행복도가 벼농사의 후인들보다 높았다. 같은 소득과 부여도 벼농사의 후인들이 덜 행복했다.
한국, 일본, 남중국, 베트남은 모두 벼농사를 지어온 곳이다. 벼농사 이론은 단순히 유교 문화권이라고 그동안 설명해왔던 것들이 말하지 못했던 것들을 설명해준다. 벼농사 이론이 완벽한 이론은 아니지만, 새로운 설명을 더해주는 흥미로운 이론이라 볼 수 있다.
참고
- 밀농사를 짓던 사람도 벼농사를 짓게 되자 집단주의적 사고를 하게 되었다는 '네이처' 기사 -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4-44770-w#:~:text=The%20rice%20theory%20of%20culture,randomly%20assigned%20to%20farm%20rice => 문화 대혁명때 밀농사 지역에서 벼농사 지역으로 강제 이주해야했던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사고 방식이 바뀌었는지 알려주는 글이다. 겨우 70년이 지났는데 사고 방식의 차이가 생겼다.
'심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왜 악플을 달까? - 악플을 다는 6가지 이유 (0) | 2024.11.07 |
---|---|
왜 여자가 더 운전을 못할까? 남녀의 운전 능력이 차이 나는 이유 (0) | 2024.11.01 |
왜 남성 나르시시스트가 여성 나르시시스트보다 더 많을까? (0) | 2024.10.24 |
나르시시스트와 사이코패스 어떻게 다를까? 차이점과 구분하는 법 (0) | 2024.10.15 |
나르시시스트는 어떤 직업을 고르려고 할까? (0) | 2024.1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