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머니볼
영화 머니볼은 분명 스포츠 영화지만
뜨거운 감동이나 선수들의 승부욕 같은 걸 보여주지 않는다.
냉정한 계산과 침착함만이 가득하다.
빌리빈(브래드 피트역)이 사기꾼 같은 말솜씨를 보여주긴 하지만,
의도된 흥분이다.
영화의 주 내용은
새로운 선수 선발 방식을 도입한 빌리빈과
다른 사람(스카우터, 감독, 기존 팀원)들 간의 갈등이다.
기존에는 선수를 뽑을 때 엉뚱한 지표로 선수를 선발했고 (외모, 타점, 폼)
실력에 비해 저평가된 선수들이 많았다.
빌리빈과 피터 브랜드(예일대 경제학과 출신 분석가)는
새 방식(출루율, 선구안)등으로 선수를 판단했고
X승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출루횟수를 계산해서
이에 필요한 선수를 모았다.
저평가된 선수덕에 오클랜드는 초반에는 패하지만, 결국 연승을 한다.
그들의 방식은 저가주를 발굴해서 파는 방식이랑 상당히 비슷하다고 느꼈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구단주인 존헨리는 차익 거래 (싸게 사게 팔기)로 부자가 되었는데,
빌리빈을 원한것도 당연했는지도.
영화는 뒤로 가며 조금씩 절제된 감정을 풀어놓는다.
개인적으로 인상깊은 장면은
빌리빈이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받고 고민할 때
피터 브랜드가 마이너리그 선수를 보여준 장면이다.
빌리빈 : 피터 우린 졌어
피터 : 잠시 회복할 시간이 필요한거에요
빌리빈 : 난 이건 극복 못하겠어요. 영원히(ever)
피터 : 같이 비디오 실로 가죠. 잠깐 보여줄게 있어요
(피터가 마이너리스 선수의 경기를 보여준다)
피터 : 제레미는 발이 느려서 2루타를 두려워하는 선수죠. 이건 6주전 게임이에요
(영상 속 선수가 안타를 친다. 그리곤 1루까지 갔다, 2루로 가려다 재빨리 1루로 가서 주저 앉는다. 관객들은 다 웃는다)
피터 : 제레미의 악몽이 다시 현실로 되어 가고 있었죠.
빌리빈 : 아, 사람들이 다 웃네
피터 : 제레미는 왜 웃는지 곧 알게 되죠.
빌리빈 : ?
피터 : 제레미는 안타를 친 게 아니라 홈런을 쳤거든요. 그는 홈런을 치고도 깨닫지 못한 거에요.
빌리빈 : (충격 받은 표정)
....
빌리빈 : 어떻게 야구에 대해 로맨틱해지지 않을 수 있을까?
피터 : 은유죠.
빌리빈 : 나도 은유인건 알아. 피트(pete), 넌 그걸 잘해 (You are good at it, 맥락상 은유를 잘한다고 봐야죠)
좌절하던 빌리빈을 수학, 통계 너드인줄 알았던
피트가 은유로 설득하는 마지막 장면이 꽤 인상적이었다.
책 - 머니볼 (마이클 루이스 작)
영화는 야구에 대한 배경 지식이나
세이버 매트릭스에 대해 전혀 모른다면 좀 뜬구름 잡는 느낌이 들수도 있다.
책은 좀 더 상세하게 설명을 한다. 시간순으로 나와 있어 이해하기 좋다.
다만 영화도 좀 건조한데, 책은 훨씬 건조한 편이다.
책은 세이버 매트릭스의 기원과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상세하게 보여준다. 세이버 매트릭스는 80년대에 정립된 이론이지만 이론을 만든 사람은 당시에 인정을 거의 받지 못했다.
책은 촉망받는 유망주인 빌리빈이 어떤 과정으로 프로팀에 입단하고, 실패했으며
주변 야구 선수들은 어떻게 보았는지 알려준다.
빌리빈은 27살이라는 이른 나이에 선수 은퇴를 하게 되는데,
선수로서는 도저히 가망이 없었기 때문이다.
영화에선 세이버 매트릭스를 도입하게 된 건
피터 브랜드와의 우연한 만남이었다.
실제론 디포데스타 (영화에서 피터 브랜드 역할)을 만나기 전에도
빌리빈은 세이버 매트릭스를 활용하고 있었다.
빌리빈은 선수 은퇴 후 스카우터 생활을 시작하면서
상사 올더슨 단장의 권유로 통계 야구 이론을 접하게 된다.
빌리빈이 통계 야구를 접했을 당시 정말 이론이었고,
아무것도 증명된 건 없었다. 심지어 이론을 만든 사람은 반대자들과 싸우다 절필한 상황이었다.
빌리빈은 성공에 절실했고, 잃을 게 없었기에
이론을 적용해보았다. 그 결과는 대 성공이었고
오클랜드는 꾸준히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탄탄한 팀이 된다.
아웃사이더 이론가와 실패한 선수가 이룬 대성공인 것이다.
책의 문체는 조금 건조해도, 내용은 영화보다 훨씬 극적이었다.
책 vs 영화
시간적 여유가 되면 둘 다 보기를 권한다.
영화와 책이 색깔이 다르다.
둘 다 매체의 장점을 잘 살렸다.
굳이 하나를 고르자면, 재미를 찾자면 영화를 권하고
세이버 매트릭스나 빌리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면, 책을 권한다.
마지막으로, 책이랑 영화보고 든 생각
우리나라 기업들도 엉뚱한 걸로 사람을 평가하는 경우가 많은데 ( 학벌, 나이, 외모, 전공 )
다른 방식을 쓰면 좋은 인재를 선발할 수 있지 않을까? 맨날 맘에 드는 사람 없다고 징징거리지만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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