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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심리과 역사

영웅을 기다리는 사회 – 한국은 왜 시스템 개선보다 개인 영웅을 의존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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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는 문제를 시스템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한 명의 위대한 영웅이 등장해 모든 걸 해결해주기를 바라는 심리가 강하다.

 


조직과 구조를 혁신하기보다는 특출난 개인에게 기대고, 그 사람이 모든 걸 해내길 바라며, 온 힘을 몰아준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그 영웅이 사라지면 모든 것이 약해지는 구조적인 취약점을 만든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한국 사회는 여러 분야에서 시스템이 아니라 영웅 한 명에게 모든 걸 맡기는 패턴을 반복해왔다.


이러한 경향이 계속된다면, 한국의 발전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1. 조선시대 – 시스템이 아닌 이순신이라는 영웅을 바랐다

조선은 임진왜란(1592) 당시, 완벽하게 붕괴된 시스템 속에서 한 명의 영웅이 나라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 당시 조선의 군사 시스템은 엉망이었다.
    • 임진왜란 직전까지도 국방력은 약화되었고, 군제 개혁은 실패했다.
    • 훈련되지 않은 군대, 부족한 무기, 무능한 조정이 전쟁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
  • 그러나 이순신이라는 단 한 명의 영웅이 등장하면서 전세가 바뀌었다.
    • 조선 수군은 이순신의 지휘 아래 일본군을 막아냈고, 조선이 완전히 멸망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전쟁이 끝난 후에도 조선이 시스템을 정비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 이순신이 죽은 후, 조선은 다시 국방력을 강화하려 하지 않았다.
  • 결국 30여 년 뒤 병자호란(1636)에서 또다시 참패를 당했다.

이처럼 조선은 근본적인 시스템 개혁이 아니라 영웅에게 의존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고,


그 결과 국가적 위기를 반복해서 맞이하는 악순환에 빠졌다.


2. 구한말 – 독립운동가들에게 모든 걸 맡겼다

대한제국 말기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국가 시스템은 붕괴했지만, 개개인의 영웅적인 희생과 노력으로 독립운동이 이어졌다.

 

  • 고종과 대한제국 정부는 무능했고, 국가 시스템은 개혁되지 못했다.
  • 그러나 안중근, 윤봉길, 김구 같은 영웅적인 독립운동가들이 등장하면서 일본에 저항했다.

하지만 국가가 아닌 개인이 모든 걸 책임지는 구조였기에,


독립운동의 지속 가능성은 낮았고, 결국 일본의 식민지가 되는 걸 막지 못했다.

 

독립운동이 더 조직적으로 이루어졌다면,


또는 대한제국이 국가 차원에서 근대화를 추진했다면,


한국은 더 강한 독립 세력을 만들고 더 빠르게 독립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3. 경제 발전 – 시스템이 아닌 정주영, 박정희 같은 영웅에게 의존

광복 후 한국이 경제 발전을 이룬 과정도 결국 영웅에 의존하는 방식이었다.

  • 현대그룹 정주영: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현대를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시킨 입지전적인 인물.
  • 삼성 이병철: 반도체 사업을 시작해 한국을 기술 강국으로 만든 장본인.
  • 박정희 대통령: 강력한 국가 주도로 경제 발전을 이끌었던 독재자.

이들은 한국 경제 발전에 큰 기여를 했지만, 문제는 이런 영웅적인 지도자가 사라진 이후에도 지속 가능한 시스템이 만들어졌느냐는 점이다.

 

 

  • 박정희가 사망한 후, 한국 경제 시스템은 급격한 혼란을 겪었다.
  • 정주영 같은 기업가들은 있었지만, 전반적인 창업 생태계는 미흡했다.

 

만약 경제 발전이 특정 인물에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면,


한국은 더욱 균형 잡힌 경제 성장 모델을 가질 수 있었을 것이다.


4. 스포츠 – 김연아 같은 슈퍼스타에게만 의존

한국 스포츠도 시스템보다는 영웅적인 개인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 피겨 스케이팅:
    • 한국 피겨계는 김연아라는 슈퍼스타에 의존했지만,
    • 김연아가 은퇴한 후, 피겨 스케이팅 인프라는 크게 약해졌다.
  • 양궁:
    • 반면, 한국 양궁은 철저한 시스템을 구축해 지속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 특정 개인이 아니라 전반적인 선수 육성과 훈련 시스템을 완성했기 때문이다.

결국, 영웅이 아닌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강한 경쟁력을 만든다.

 

 


5. 영화계 – 봉준호, 박찬욱 같은 천재 감독에게 의존

한국 영화계도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 봉준호, 박찬욱, 이창동 같은 천재적인 감독들이 한국 영화의 성공을 이끌었지만,
  • 영화 산업 자체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지는 못했다.

 

헐리우드나 유럽 영화계처럼 안정적인 제작·배급 구조를 만들기보다는,

 

몇몇 스타 감독들에게 모든 걸 맡기면서 산업 전반의 발전이 더뎌지고 있다.


6. 의료계 – 이국종 교수처럼 개인의 희생에 의존

응급의학계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 이국종 교수는 헌신적으로 응급환자들을 살려냈지만,
  • 그의 노력만으로는 의료 시스템 전체를 바꾸지 못했다.
  • 결국 시스템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그는 아주대를 떠날 수 밖에 없었다.

 

만약 이국종 교수 같은 인물이 등장하지 않아도 응급의료 시스템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더라면,


그의 희생 없이도 더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다.


7. 영웅 의존에서 시스템 중심으로 가야 한다

한국 사회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이제는 한 명의 영웅이 모든 걸 해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시스템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국가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 국방, 경제, 교육, 의료 등 모든 분야에서 한 명의 천재가 아니라, 조직적인 역량을 키우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스포츠도 개인 의존이 아니라 체계적인 선수 육성을 해야 한다.

  • 김연아 같은 슈퍼스타가 나오지 않아도 피겨 스케이팅 전체가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의료·과학·기술 분야도 천재 개인이 아닌 연구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 이국종 교수 같은 영웅이 아니라,
    누구라도 응급환자를 살릴 수 있는 의료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영화·문화 산업도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 봉준호, 박찬욱 같은 천재 감독이 없어도 한국 영화계가 계속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결론 – 한국은 이제 ‘영웅’을 기다리는 방식을 버려야 한다

한 명의 영웅이 모든 걸 해결해주는 사회는 결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이순신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도, 시스템이 바뀌지 않으면 다시 위기가 찾아온다.


김연아가 피겨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도, 시스템이 없으면 다음 세대가 나오지 않는다.

 

이제는 ‘영웅 의존’을 버리고, 시스템을 만드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그래야만 한국은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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