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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나는 시장을 어떻게 이겼나 - 호기심 많은 남자의 일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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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소프는 퀀트 투자를 만들어낸 인물입니다. 

 

책 “나는 시장을 어떻게 이겼나”는 에드워드 소프의 자서전입니다. 

 

평범한 교수로 남았을 수도 있는 남자가 

 

어떻게 카지노를 뒤집었는지

어떻게 금융 시장을 정복했는지 

어떻게 최초의 웨어러블 기기를 만들었는지 

담담히 회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그의 투자 방식이나 생각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건 덤이구요. 

 

책은 크게 2부로 나눠져 있습니다. 

 

전반부는 에드워드 소프가 자라온 성장 배경을 다루고 있고 

후반부는 에드워드 소프가 투자계에 진출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에드워드 소프는 가난한 집안에서 자라났습니다. 어렸을 떄부터 호기심 넘치는 성격이었지만 부유한 집안은 아니었죠. 

아버지는 경비원, 공장일을 하며 지냈습니다. 소프는 자신의 집안이 ‘중심부’가 아니라 ‘주변부’였다고 이야기 합니다. 

 

에드워드 소프는 어려서부터 평범하지는 않았습니다. 남들보다 이해력이 뛰어나고 종종 월반을 했죠. 같은 학년인 아이들보다 1살 반이 어렸다고 합니다. 고등학교때는 화학 경시 대회와 물리 경시 대회에 수상하기도 했구요. 

 

사실 이렇게 똑똑하기만 했다면 

일반적인 교수에 머물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이상의 일을 해낸 건, 그가 독립적이고 반항적인 인물이었다고 느껴지더군요. 

소프의 일화를 보면 일반적인 상황에 저항한 게 한 둘이 아닙니다. 

학교 선생님, 대학교 교수, ‘중심부’ 친구들 모두가 저항의 대상이었죠. 

 

대학교때는 물리학 교수와 맞서다가 군대에 끌려갈 뻔도 했죠. 

 

소프의 반항심과 자신만만함은 리처드 파인만과의 만남에서 드러납니다. 

 

소프는 행성 궤도를 계산하면서, 카지노 룰렛도 계산할 수 있을 거란 결론에 다다릅니다. 

실전에 뛰어든 적은 없었지만 확신에 가득차 있었죠. 

 

소프는 파티에서 파인만을 만나자 물어봅니다. 

 

“카지노를 이길 방법이 있을까요?” 파인만은 불가능하다고 말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리처드 파인만 같은 대가가 한 말이면 포기할 텐데 

소프는 오히려 기뻐합니다. 파인만조차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 아직 성공한 사람이 없겠구나 하구요. 

정말 천재적이면서도 대담하단 생각이 들더군요. 

 

소프는 학업을 계속하면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나갑니다. 

그 과정에서 결혼도 하고, 박사과정도 수료하지요. 

 

소프는 점점 룰렛 뿐만 아니라, 블랙잭 게임에도 관심을 가집니다. 

소프가 보기에 블랙잭 게임은 확률을 잘 계산하기만 하면 승리할 수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소프는 처음에는 수기로 계산을 하다가 

컴퓨터를 도입해서 승산 높은 패를 계산합니다. 

 

대단히 과학적이고 정밀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요. 

소프는 컴퓨터가 없었다면 이런 계산이 불가능했을 거라고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소프는 자신만의 블랙잭 전략 (카드 카운팅)을 수립한 뒤 

논문을 발표합니다. 진지하지 않은 논문이라고 수학계에서는 무시하려고 하지만

MIT에서 수학 강의를 하고 있던 때라 결국은 받아들여졌죠. 

 

논문을 내고나니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그의 전략이 실제 카지노에서 검증이 된 건 아니었죠. 

 

그는 카지노에서 자신의 전략을 테스트 해보고 싶어합니다.

마침 소프에게 연락온 사람들이 몇 있었는데요. 

 

소프는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사람 2명을 만나보고 그 중 1명의 투자를 받습니다. 

투자자들은 비용을 다 잃어도 된다고 했지만 그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소프는 1만 달러를 투자 받고, 투자자와 함께 카지노에서 직접 게임을 합니다. 

 

실제 소프의 전략은 효과가 있었습니다. 

소프는 계속적으로 승리하죠. 

예측하지 못한 건 카지노의 대응과 동행의 반응이었습니다. 

 

카지노는 소프가 계속 이기니, 속임수를 쓴다고 쫓아내기도 하고 

협박을 하기도 합니다. 딴 돈을 안 주려고도 하구요. 

 

한 카지노마다 딸 수 있는 돈이 정해져 있다는 걸 알게 된 

소프는 라스베가스의 카지노 여럿을 돌면서 위험을 분산합니다. 

 

현재처럼 사진, 영상이 공유가 쉬웠다면

2~3군데에서 따면 블랙 리스트에 올랐을 것 같네요. 

 

카지노 뿐만 아니라 동행도 문제를 일으켰는데요.

소프의 전략이 성공하자 자신도 게임을 하겠다고 강력하게 주장을 했습니다. 

 

동행은 소프의 전략을 따랐을 때는 승리하지만

흥분해서 너무 많이 투자하거나, 안 따랐을 때는 돈을 잃고 맙니다. 

 

알고보니 소프의 투자자는 암흑계의 거물이었습니다 ㅎㅎㅎ 

소프는 그 사실을 나중에 알고 안도의 한숨을 쉬죠. 

 

카지노 여행을 통해 소프는 자신의 이론이 현실에 통한다는 걸 알게 됩니다. 

이론으로는 예상하기 힘든 문제들이 생긴다는 것도 알게 되었구요. 

돈은 벌었지만 지속이 어렵다는 걸 알게 되었기에 카지노 시장과는 거리를 둡니다. 

 

이 시기에 책 ‘딜러를 이겨라, beat the dealer’를 쓰기도 했죠. 

 

이제 소프는 금융시장을 공부하기 시작합니다. 

속임수가 판치는 카지노에 대하면 공정할 거라는 믿음을 가지면서요. 

 

소프말고 수학으로 금융 시장에서 이득을 보려는 사람들은 있었습니다. 

소프는 이들의 논문을 읽고, 실제로 교류하면서 배워나갑니다. 

 

소프는 증권이나 옵션들의 위험을 계산합니다. 

이를 통해 실제 가격을 추정하죠. 자신의 이론을 바탕으로 투자를 해보고 실제 수익을 냅니다. 

 

정확히는 고평가된 신주 인수권을 매도하고, 저평가된 신주 인수권은 매수 하는 방식인데요. 

신주 인수권이 채권과 주식의 성격이 둘 다 있어 가치 산정이 어렵다는 점을 활용했습니다. 

 

이 과정을 담은 책이 ‘시장을 이겨라, beat the market’ 입니다. 

이 책을 읽고 영향 받은 사람이 한 둘이 아니더군요. 

 

학교 다닐 때 배웠던 블랙 숄즈 공식의 피셔 블랙과 마이런 숄즈도 이 책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합니다. 

놀라웠습니다. 

 

책 출간 후 소프는 지인들의 투자를 대행해 주며 수익을 얻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대학교수 연봉보다 많아지게 됩니다. 

 

소프는 자신의 독자 중 한명으로부터 연락을 받습니다. 그는 뉴욕에서 증권 중개인을 하고 있던 사람이었죠. 

소프는 중개인을 만나보고 그의 동업 제안을 받아 들입니다. 만나자마자 정한 일이라고 하니 놀랍네요. 

 

소프는 투자할 대상 선정 (신주 인수권, 옵션, 전환 사채 등의 가치 평가 및 매매 대상 선정)을 했고 

동업자는 투자 운용 외의 모든 번거로운 일을 했습니다. 이런 동업이 쉽지 않은 데 서로 역량을 인정하고 

분업이 잘 되었던 모양입니다. 

 

소프는 20년간 어마어마한 수익을 거둡니다. 1969년부터 1988년까지 연평균 15.1%의 수익률을 거두죠. 

소프의 회사의 투자 자금은 140만 달러에서 2억 7천만 달러로 불어나게 됩니다. 

 

투자에서나 카지노 게임에서나 소프의 방식은 동일합니다. 

승률이 높은 전략을 구상한 다음에, 감정을 배제하고 승률이 높을 때 계속 돈을 거는 것이죠. 

 

소프는 초기에는 돈을 잃은 적도 있지만, 

계속해서 승률을 안정적으로 구사해 나가다보니 

결국에는 카지노에서나 월스트리트에서나 승리를 계속해 나갑니다. 

 

소프가 40년동안 한 일은 사실 1가지입니다. 

자신이 우위를 지닌 부분을 바탕으로, 우월한 전략을 만들고, 감정을 배제한 채 배팅하기 

 

보통 사람은 이론은 알아도 쉽게 하기 어렵겠단 생각이 듭니다. 

일반적인 경우 자기 객관화가 쉽지 않고, 남들에 비해 나은 전략을 세우기도 어렵죠. 

마지막으로 감정에 상관없이 일관되게 투자하기는 해탈한 사람들만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소프는 시장을 배우는 비용은 매우 비싸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아주 적은 금액으로 시작하기를 권합니다. 일반적인 경우엔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는 게 낫다는 말도 하구요. 

저도 인덱스 펀드부터 시작해야겠단 마음을 먹었습니다. 

 

 

소프는 버나드 메이도프의 폰지 사기를 무려 20여년전에 잡아내기도 합니다. 메이도프의 거래 기록을 보니 

그 정도 수익이 나올 수 없었던 거죠. 그는 부주의함과 탐욕을 경계하라고 말합니다. 사기가 명백한 데도 못 보는 이유는 탐욕때문이라는 거죠. 

 

소프는 투자 뿐만 아니라 건강이나 인생의 목적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읽으며 공감을 많이 했네요.소프의 자서전을 읽으며 투자에 대해서도 간접적으로 배웠지만

인생의 교훈도 많이 얻은 느낌입니다. 몇번 더 읽을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의 원제는 ‘A man for all markets’ 인데요. 

 

‘카지노’, ‘월스트리트’ 뿐만 아니라 ‘인생’이라는 시장까지 깨달은 사람이란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인 평점은 9.5 / 10 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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